Friday, June 28, 2013

솔숲 그윽한 몽산포해수욕장과 몽대포구

솔숲 그윽한 몽산포해수욕장과 몽대포구

태안은 가는 곳마다 아름답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 중 하나는 솔숲 그윽한 몽산포 해변이다. 개인적으로 울진 금강소나무 숲과 함께 최고로 손꼽는 소나무 숲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 바다를 끼고 숲길을 걷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입 안 한가득 박하사탕을 머금은 기분이랄까?

뿐만 아니라 몽산포는 캠핑장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캠퍼의 한 사람으로서 더 없이 좋은 최고의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아직은 추운 3월에도 텐트가 꽤 여러 동 보이고 캠핑카도 몇 대 눈에 띈다. 펜션에서 묵었던 나는 부러워하며 조만간 텐트를 싣고 다시 몽산포로 향하리라 다짐한다.

이렇게 오른편 솔숲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몽산포항으로까지 길이 이어진다. 몽산포항은 아담한 항구로 해질녘이 되면 그 포구에서 바라보는 눈부신 일몰이 황홀하도록 아름답다. 하지만 항구 옆 몽대포구는 여행마니아나 지역민들이 아니면 잘 모르는 알려지지 않은 태안의 숨은 명소 중 한 곳이다.

이곳의 일몰은 이미 소문난 꽃지해수욕장의 그것과는 또 다른 소박하고 정겨운 멋이 있다.
서쪽 하늘의 붉은 저녁놀, 길게 늘어진 몽대포구를 걷는 사람들, 낚시하는 사람들, 가로등 위로 배회하는 갈매기, 포구 너머 바다 위로 가끔씩 지나가는 고깃배...

언젠가 렌즈에 담은 몽대포구의 저녁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 같기도 하고, 유럽의 저녁거리 같기도 했다. 이곳의 일몰 풍경은 묘한 향수를 자극하는 데가 있어, 끔찍하게도 쓸쓸하거나 깊은 그리움을 맛보고 싶거든 해질 무렵 몽대포구에서 머물기를 권한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내 느낌으로 말이다.

아무튼 태안의 지인에게 추천 받아 한 번 찾았던 몽대포구의 저녁풍경에 홀딱 반한 나는 그 뒤로도 친구들과, 지인들과 몇 번이고 다시 몽대포구를 찾곤 했다. 해지는 저녁에 빨갛게 물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상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또 다른 놀이가 될 수도 있다.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와, 캠핑장의 왼편 해변으로는 자연관찰로가 있는데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거진 솔숲과 갈대밭을 이어 사구습지가 나온다. 

태안 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 출발점이기도 한 이 길에서 사구습지까지는 약 1km 정도 거리로 길지도 짧지도 않아 어른이나 아이 모두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습지를 향하는 자연관찰로는 해변을 옆에 두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햇빛을 쐬고 바람을 맞으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평소에는 하기 어려운 그 어떤 말을 해도 다 이해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이 자연관찰로를 따라 드르니항까지도 갈 수 있는데 해안을 따라갈 수도, 솔숲을 따라 갈 수도 있다. 거리는 약 12km 정도.

사구습지는 사구 지하의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용출돼 형성된 습지로 각종 생물과 미생물들이 물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오염물질들을 걸러내고 산소를 공급해주며 다양한 생물들에게 좋은 서식환경을 제공한다고 한다.
철새들의 휴식처이자 먹이처이기도 한 이 습지는 ‘람사르 조약’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곳으로 어린이들의 생태교육을 위해서도 한번쯤 들러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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